짝사랑 편지가 발송됐다
라라 진은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학생이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빠, 언니,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라라는 옆집 친구인 조쉬를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조쉬는 언니인 마고와 한 때 사귀고 헤어진 상태였다. 언니는 동생을 챙기기 위해 데이트마다 라라를 데리고 다녔는데, 라라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조쉬에 대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고 혼자 상자에 보관한다. 이렇게 라라는 짝사랑을 할 때마다 편지를 쓰고 혼자 마음을 감추었는데, 동생인 키티는 이런 언니가 답답했다. 체육시간 달리기를 하던 라라에게 학교에서 인기 있는 남학생인 피터가 다가와 우리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피터는 어렸을 적엔 같이 놀던 친구였지만 크면서 멀어진 서먹한 사이였다. 갑작스러운 말에 어리둥절하던 라라는 피터의 손에 들린 편지를 발견한다. 경악하던 라라의 눈에 편지를 들고 오는 조쉬가 보인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피터에게 키스한 라라는 피터와 카페에서 따로 만나 사정을 설명한다. 피터는 본인을 제외하고도 4명의 남자에게 편지가 보내진 것을 알고 약간 실망하지만 라라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피터는 최근 여자친구인 젠과 헤어진 상태였는데, 라라와 연애하는 척을 해 질투심을 유발해서 재회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라라도 조쉬를 피해야 했기 때문에 제안을 받아들인다. 둘은 계약연애로써 하면 안 되는 일들과 연인으로써 해야 하는 일들의 리스트를 작성한다. 피터는 연인으로써 해야 하는 행동을 성실히 해주고 라라는 점점 피터에게 마음이 가게 된다. 둘은 대화도 잘 통했고 같이 있는 시간이 즐겁다고 느낀다. 사실 피터는 라라에게 첫 키스 상대였는데, 어릴 적 게임을 하다가 피터가 라라에게 키스를 한 적이 있었다. 피터와 거리를 둬야겠다고 생각한 라라는 단체로 가는 스키캠프에서 피터가 아니라 다른 친구 옆에 앉는다. 라라가 자신을 피한다고 생각해 답답해하던 피터는 라라를 수영장으로 불러내 진심을 전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라라와 피터는 학교로 돌아온다. 하지만 수영장에서 찍힌 사진이 퍼지며 다른 학생들이 라라를 오해하고, 게다가 피터의 전여자친구인 젠도 피터와 라라를 이간질한다. 젠의 사정을 알고 있는 피터는 젠이 부모님의 일로 힘들다고 호소하자 어쩔 수 없이 젠과 함께 있어주는데 라라는 이 모습을 보고 피터에게 헤어지자고 말한다. 하지만 키티의 도움으로 라라는 피터가 자신에게 쓴 쪽지들을 보게 되고 오해를 풀고 피터와 재회한다.
영화에 포함된 한국적 요소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 작가인 제니 한은 라라 진과 동일하게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렇다 보니 영화에서도 한국 문화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라라 진의 어머니는 한국인으로 나온다. 일찍 죽은 엄마의 존재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아버지는 종종 한국 음식을 해주려고 노력한다. 또한 명절에는 할머니 댁에 한복을 입고 방문하기도 하고, K-POP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작가의 강력한 의지로 영화는 소설과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하이틴영화다 보니 제작사에서는 기존처럼 백인 배우를 섭외할 것을 제안하였는데, 작가가 강력히 반대해 라라진 역할의 라나 콘도어가 섭외되었다. 라나 콘도어는 사실 한국계는 아니고 베트남계이다. 라나 콘도어가 혼혈이 아니고 완전한 동양인임에도 불구하고 혼혈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란이 없었다. 동양인이 하이틴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신선함 때문인지 국내에서 호평을 받으며 흥행했다. 현재 국내 포털 사이트 기준 평점 8.45이며 2편과 3편이 후속편으로 개봉했다.
익숙한 클리셰와 익숙한 재미
짝사랑한 사람에게 쓴 편지가 다 보내진다면 얼마나 민망할까? 라라 진에게 관객이 몰입하게 되는 이유다. 하이틴 영화답게 주인공들의 갈등은 사랑싸움정도지만 이 익숙한 스토리가 오랜 시간 동안 계속 먹히는 데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흔하디 흔한 계약 연애라는 소재를 가져왔지만 이를 제대로 살려낸 건 아마 배우들의 연기일 것이다. 라라 진 역할을 맡은 라나 콘도어는 다른 하이틴물과 다른 개성을 뿜어내며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넷플릭스의 왕자님이라고 불리는 노아 센티네오도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두 캐릭터의 합이 시너지를 만들어 낸 것이다. 만약 내가 라라였다면 편지를 보낸 키티를 가만 두지 않았겠지만 영화에서는 라라와 피터를 이어지게 해 주었으니 키티의 행동이 옳았다고 볼 수 있다. 키티가 이 영화에서 나름 키 메이커 역할을 해서 그런지 '엑스오, 키티'라는 스핀오프 드라마도 개봉했다. 이 드라마는 아예 한국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사랑한 남자들에게 영화의 2편과 3편은 아직 보지 않았지만 라라가 편지를 보낸 다른 짝사랑 상대들이 등장한다고 한다. 이미 피터와 연애를 하고 있는 라라에게 어떤 시련이 올지 궁금해지며 라라가 또다시 어떤 사랑스러운 방법들로 사랑을 지켜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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