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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트루먼쇼 진짜 자기자신을 찾아가는 영화

by hihaho_ez 202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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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쇼

단 한 명을 위한 연극

트루먼은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면서 앞집 이웃에게 인사한다. '굿모닝, 굿애프터눈 굿이브닝 굿나잇'. 그리고 옆집 할아버지와 인사하고 차를 타고 출근하려는데 하늘에서 시리우스라는 별자리 이름이 적힌 조명이 떨어진다. 트루먼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고 회사로 출발한다. 사실 트루먼의 삶은 전 세계가 시청하고 있는 방송이었다. 트루먼이 살고 있는 곳은 씨헤이븐으로 달에서도 보일 정도로 거대한 세트장이었다. 크리스토프 감독의 지휘하에 트루먼은 태어나면서부터 30년간의 인생이 생방송되고 있었다. 트루먼의 주변의 인물들도 모두 배우였고, 트루먼의 삶도 다 각본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크리스토프 감독은 트루먼은 가공된 인물이 아닌 실제 인물이라고 홍보하며 24시간 트루먼을 지켜보고 있었다. 트루먼은 회사에 도착해서 일을 하다가 어딘가로 전화해 피지섬에 로렌이라는 여자가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잡지에 여성 사진을 부분적으로 찢어온다. 트루먼이 찾는 누군가는 대학생 시절 만났던 첫사랑이었다. 트루먼은 로렌을 보고 첫눈에 반하지만 각본상 메릴이 트루먼의 아내가 되어야 했기 때문에 둘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러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트루먼은 로렌과 이야기하게 되고, 로렌은 지금이 아니면 스태프들이 둘을 떨어트려놓을 것이기 때문에 당장 나가자고 이야기한다. 둘은 바닷가에서 짧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곧 로렌의 아버지라고 하는 사람이 자동차를 타고 나타난다. 로렌은 트루먼에게 현실은 가짜며, 모두 트루먼을 지켜보고 있다고 알려주지만 로렌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로렌이 정신분열증이 있으며 가족끼리 함께 피지로 떠날 것이라고 말하고는 트루먼을 두고 떠난다. 이 때문에 트루먼은 피지에서 로렌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직접 가고 싶었지만 트루먼은 어릴 적 아버지가 자신을 구하려다 바다에 빠져 사망한 사건 때문에 물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 사건 또한 트루먼이 이 마을을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각본이었다. 결국 트루먼은 메릴과 결혼하고 평소와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었는데 점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 모습을 한 노숙자를 마주치고 출근길 라디오에서 자신의 동선을 중계하는 방송이 송출된다. 트루먼은 이상함을 느꼈고 이 동네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메릴과 만난 트루먼은 함께 피지로 가자고 제안하고 메릴은 열심히 트루먼을 말린다. 온갖 방법으로 탈출하는 트루먼을 막아낸 제작진은 트루먼이 원래의 삶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고 안심한다. 하지만 트루먼은 지하실을 통해 몰래 탈출한다. 뒤늦게 트루먼이 탈출했다는 사실을 눈치챈 제작진은 모든 배우들을 동원해 트루먼을 찾았고 바다 위에 있는 배에서 트루먼을 발견한다. 물공포증을 극복할 정도로 트루먼은 자유를 원했고, 크리스토프 감독은 기후장치를 이용해 트루먼을 포기하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트루먼은 결국 포기하지 않고 세트장의 끝에 도착하고, 세트장 벽을 따라간 곳에는 비상구 표시와 탈출구로 이어진 계단이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처음으로 직접 트루먼 대화를 시도한다. 씨헤이븐은 안전한 곳이며 그 문을 열고 나가면 힘든 현실이 펼쳐질 것이라고 설득하지만 트루먼은 말한다. '다시 못 볼 수 도 있으니 얘기할게요. 굿애프터눈 굿이브닝 굿나잇'.

트루먼쇼의 비하인드

짐 캐리가 연기한 많은 역할 중 가장 유명한 역할은 바로 트루먼이다. 짐 캐리는 기존에 주로 코믹연기를 주로 해왔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장르를 불문하고 연기를 잘한다는 것을 전 세계적으로 알렸다. 원래 트루먼 역에는 유명한 배우인 게리 올드만이 캐스팅되었었는데 다른 영화와 스케줄이 겹치면서 출연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짐 캐리가 트루먼 역을 맡게 되었고 그는 이 영화로 1999년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한다. 영화 자체도 흥행에 성공하여 제작비 대비 6배가 넘는 수익을 냈다. 진짜 사람이라는 의미가 담긴 트루먼은 영화 내내 가짜의 삶을 살아가는 트루먼을 반어적으로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고 트루먼이 짜여진 각본 속에서 유일하게 진짜의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트루먼의 성이 버뱅크가 된 이유는 씨헤이븐이 캘리포니아의 버뱅크라는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설정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크리스토프와 트루먼은 처음 대화하게 되는데, 이 장면을 위해서 두 배우는 실제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기발하고 유쾌한 영화

타인에 의해 규정되는 안락한 삶보다 스스로 일구어져 나가는 고된 삶이 더 가치 있음을 말해주는 영화다. 이런 주제를 가진 영화는 트루먼쇼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트루먼쇼가 명작으로 계속해서 언급되는 이유는 주제를 표현한 신선한 방법 때문이다. 누군가의 탄생부터 시작해 24시간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아이디어가 매우 신선했다. 어쩌면 관객인 우리도 트루먼쇼를 감상하고 있으니 영화 속에서 트루먼을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과 관객이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겠다. 영화는 다양하게 해석되는데 국민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빅 브라더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마지막 크리스토프가 트루먼을 설득하는 장면에서의 연출을 통해 종교를 비유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구나 한 번쯤 나의 현실도 트루먼쇼처럼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 보게 된다. 트루먼이 이렇게나 간절히 노력해서 살게 된 현실을 지금 우리는 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힘든 순간도 이겨내며 살아내야 하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수미상관과 같은 트루먼의 대화가 영화를 끝나고도 계속 울림을 남긴다. 본인의 인생이 각본이었고 아무것도 진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에도 웃으며 떠난 트루먼이 현실에서도 웃으면서 살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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