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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하울의 움직이는 성, 사랑으로 성장하는 영화

by hihaho_ez 202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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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소피와 하울의 사랑

소피는 아버지의 모자가게를 물려받아 운영 중이다. 수수하고 검소한 차림새의 소피와 달리 동생과 엄마는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다. 동네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는데, 하울이라는 괴물이 예쁜 여자를 잡아먹는다는 것이었다. 소피는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며 동생을 안심시킨다. 어느 날 소피는 동생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골목에서 무례한 군인들을 마주치게 된다. 곤란한 상황에 있던 소피를 하울이 나타나 구해준다. 하울은 소피를 안고 날아올라 함께 하늘을 걸어 발코니에 소피를 내려주고는 사라진다. 그날 저녁, 가게를 마감한 뒤에 어떤 여자가 소피를 찾아온다. 소피는 나가달라고 요청하고 마녀는 하울에 관해 묻더니 소피에게 저주를 걸어 버린다. 소피는 할머니가 되어버리고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해 저주를 풀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걸어가던 소피는 움직이는 성을 발견하고 성에 타게 된다. 성은 하울의 집으로 캘시퍼라는 작은 불의 악마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다. 다음날 집으로 돌아온 하울도 소피를 쫓아내지 않고 제자인 마르클과 함께 아침을 먹는다. 소피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살게 되었고, 성에서 살게 된 값을 하겠다며 성을 청소한다. 성을 청소하다 하울의 선반을 건드렸는지 하울은 금발이 아닌 흑발로 변해버리고,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이유가 없다'며 소피에게 크게 화를 낸다. 상처받은 소피는 자신은 아름다웠던 적이 없다고 외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비를 맞으며 운다. 감정을 추스르고 돌아온 소피는 의식이 없는 하울을 깨끗하게 씻겨 침대에 눕혀놓는다. 의식을 차린 하울은 소피에게 본인의 두려움과 도망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고백한다. 사실 하울은 마법학교의 제자였는데, 마법학교의 학생은 무조건 전쟁에 참여한다는 맹세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하울은 전쟁에 참여하고 싶지 않아 도망쳤고 황야의 마녀를 만나 잠시 어울렸으나 황야의 마녀가 지금은 자신의 심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한다. 불안해하는 하울을 대신해 소피는 마법학교에 하울이 전쟁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하러 가겠다고 한다.

영화의 배경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로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 중 두 번째로 큰 흥행을 했다. 가장 크게 흥행한 영화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이처럼 크게 성공했지만 개봉 당시엔 골수 지브리 팬들에겐 아쉽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기존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과 결이 다르기도 했고 작품의 메시지가 이전 작품들에 비해 뚜렷하지 않다는 평이 많았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다이애나 윈 존스가 쓴 소설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원작자인 다이애나는 영화를 보고 자신의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고 만든 영화라며 극찬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말할 때 아름다운 배경과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음악을 맡은 히사이시 조가 만든 '인생의 회전목마'는 영화 내내 다양하게 활용된다. 하울과 소피가 공중 산책하는 장면에서는 신비로우면서도 신나는 음악으로, 상처받은 소피가 빗속에서 우는 장면에서는 빗소리와 어우러지는 구슬픈 멜로디로 영화를 감싼다. 영화 음악의 비하인드로는 히사이시 조가 처음에 다른 음악을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들려줬는데 반응이 별로여서 문득 떠오른 다른 멜로디를 들려주니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고 그것이 바로 인생의 회전목마였다고 한다. 유일하게 일본 색채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영화이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제대로 마음먹고 만든 로맨스 영화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

소피는 자신이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녀의 저주에 걸려 할머니가 되었지만 종종 소피는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오는데 그것은 소피가 스스로 할머니라는 것을 잊었을 때이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감을 잃고 할머니라고 인식을 하게 되면 나이 든 노파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스스로를 사랑했다면 소피의 저주는 더욱 빨리 풀릴 수 있었을 것이다. 자존감이 낮은 소피를 하울은 소피를 꼭 필요한 존재로 여기며 소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소피는 성장하고, 자신도 하울을 지키겠다는 다짐과 의지를 가지게 된다. 하울도 소피를 통해 도망치지 않고 맞서는 법을 배운다. 사랑을 통해 서로를 성장시키며 꽉 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흠잡을 부분 없이 재미있다. 이러한 사랑 속에서도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며 반전주의와 평화주의적인 메시지도 던지고 있다. 장면 배경과 음악, 주인공들의 사랑까지 아름다운 영화로 어린 시절 처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A4 용지 앞뒤로 가득 영화의 줄거리를 썼던 기억이 난다. 영화를 조금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추천해 줄 수 있는 영화로 이 영화의 음악인 인생의 회전목마의 첫 소절만 들어도 영화 속으로 다시 들어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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